어느덧 우리 아루는 16개월이 되었다.
그동안 이녀석은 살도 포동포동하게 많이 쪘으며
돌 전부터 슬슬 걷더니 이젠 밖에서 또래 아가들과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
몸무게는 11kg 정도 된다... *_*
이상하다.. 안아보면 분명 체감은 15kg쯤 되는 것 같은데..
ㅠㅠ
그동안은 페도라 s9 유모차(디럭스)와 포그내 힙시트를 이용해서 이동해 왔다.
이 못난 엄마는 행동이 차분하질 못해서,
디럭스 유모차를 휴대용처럼 모는 엄마였다.
디럭스라서 안전하겠거니 생각하고 막 몰았던 것도 있다. 유모차한테 미안하다 ㅠㅠ
나의 험한 운전을 잘 버텨준 페도라... 좋은 유모차 인정
그래서 휴대용 유모차는 살 생각도 별로 없었다.
디럭스 정도는 돼야 나의 험한 운전을 버텨서 우리 아가를 안전하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가까운 곳이면 힙시트 정도로 얼마든지 다닐 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난관이 발생했다.
이것이 최초의 난관 ㅋㅋ
서울역이다.
내가 정말 엘리베이터 없는 지하철, 버스, 공공기관, 대형 마트 등
힙시트나 디럭스 유모차(를 직접 들어가며)로 열심히 다녔는데
서울역은 도저히 사이즈가 안 나온다.
박원순 서울 시장의 트위터에도 서울역 좀 어떻게 해 달라고도 남겨 보았는데
직원에게서 노력하겠단 답장 정도가 왔던 것 같다.
하긴 서울시도 서울역 손보려면 정말 깝깝할 거야....
정말 많은 방법을 찾아봤는데
유모차로 무난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저 빨간 선을 따라가는 방법 밖에 없다.
그나마도 유모차를 계단으로 들고 몇 칸씩 이동해야 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 서울역 유모차 이용 경로 A > 1. 지하철에서 내린 뒤 12번 출구 방향으로 감 2. 12번 출구의 엘리베이터 이용해서 지상으로 올라옴 3. 11번 출구 방향으로 걸어가서 횡단보도를 건넘 4. 8~9번 출구 근처의 횡단보도까지 걸어가서 서울역 방향으로 횡단보도를 건넘 5.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가면 한 층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음. (스무디킹 근처) |
이러는 이유는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12번 출구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적어두니 간단해 보이지만, 1번 항목이 생각보다 길고 짜증스러우며
4번 항목에 있는 횡단보도 역시 유모차 갖고 건너기가 꽤 번거롭다
유모차를 끌어 안고서라도 빨리 올라가고 싶다면 이런 방법도 있기는 했다.
< 서울역 유모차 이용 경로 B > 1. 지하철에서 내린 뒤 1-1번 출구 방향으로 어떻게든 가 봄 2. 에스컬레이터에서 유모차를 어떻게든 갖고 타 봄 3. 지상으로 올라오면 앞에 엘리베이터가 있음 (스무디킹 근처) |
유모차를 디럭스로 갖고 가는 거라면 절대로 추천하지 않는다
디럭스 유모차를 머리에 이고 빌라 5층까지 올라가는 난이도는 될 듯 싶다 ㅋㅋㅋㅋ
(거기다 사람도 많고.. 짐도 많고.... 하)
아무튼 그런 탓에 지방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 때는 유모차를 가져 가지도 않았고
남편에게 힙시트를 채워서 아이를 맡긴 뒤 이동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 주말엔 혼자 지방 친정에 내려가게 되었다.
나는 혼자 힙시트를 하고 서울역까지 1시간 반, 친정까지 두 시간이 넘는 거리를 이동할 자신이 없다 ㅋㅋㅋㅋ
문득 휴대용 유모차가 생각났다.
그동안 멀리 놀러 가고 싶어도... 대중교통을 유모차 갖고 이용하기 어려운 점 때문에 근처에서만 다녔는데.
하나 사두면 비싼 거라도 돈 들인 것 이상 뽕을 뽑고도 남는다는 엄마들의 말에 또 마음이 흔들린다.
휴대용 유모차가 있으면 엄마들의 고질병인 허리 통증이 많이 줄어든다는 말에 또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 남편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나 - "남편~ 휴대용 유모차 하나 살까?"
남편 - "왜?"
나 - "버스탈 때 유모차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병원이나 기차타러 다닐 때도 좋을 것 같고~"
남편 - "디럭스 유모차 있잖아~"
나 - "음 그건 버스에 탈 수 없어.. 계단도 다닐 수 없고"
남편 - "힙시트 쓰면 되지 않을까? 나는 휴대용 유모차가 꼭 필요한 지 모르겠어"
나 - "음 그럼 좀 더 알아볼게."
남편의 반응은 영 석연치 않다.
사실 나도 디럭스 유모차는 대만족하며 쓰고 있다.
다만 계단 많은 시설이나 대중교통 이용할 때는 아무래도 좀 그렇다.
디럭스 유모차는 버스는 아예 탈 수가 없고, 택시는 눈총을 받으며,
지하철은 사람이 적은 시간을 골라서 타야 눈치를 덜 받는다.
힙시트는 이제 오래 하면 몸이 아프다.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우리 부부에게,
이런 점들만 빼면 디럭스 유모차와 힙시트는 그동안 완벽하게 자기 역할을 잘 해주었다.
하지만 그러나 이런 단점들을 생각하다 보니 왠지 이것저것 더 알아보게 되기도 했고
종종 지방 친정에 갈 때도 도움 되고,
짐이 많이 필요한 여행길에도 요긴할 것 같아서 휴대용 유모차를 더 알아보게 됐다.
몇 가지 조건을 두게 되었다.
1. 키가 큰 엄마가 이용해도 편한 높이
2. 무게가 약간 나가도 내구성이 좋은 것
3. 등받이 각도 조절이 되는 것
4. 아이를 앉혔을 때 자세가 바르고 편한 것
5. 접기 편하고, 접었을 때 휴대성이 좋은 것
생각보다 이 조건을 다 만족하는 게 잘 나오지 않았다.
몇 가지 후보를 간추려서 봤는데 생각보다 비싸다 ㅡ,ㅡ;;
휴대용 유모차는 5만원 내외면 살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이것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제일 마음에 드는 모델은 레카로 이지라이프.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다른 모델은 베이비젠 요요, 지비 티바, 퀴니 예츠, 삐그뻬레고 플리츠미니.
다 비싸다 ㅜ
회색 하고 싶었는데 그건 품절이고
빨간색, 초록색은 인간적으로 너무 많이 보이고
노란색은 벌레가 매우 좋아할 거고
파란색은... 그래도 우리 아가는 딸인데 다들 아들이라고 오해할까봐 ㅠ
핑크색으로 결정했다 ㅋㅋ
이 모델로 고르게 된 결정적인 기능..
등에 매고 이동할 수 있다는 거 *-__-*
옆으로 매고 다니면 어깨 아프고 무거우니까 이게 훨씬 편할 것 같았다.
기차 선반에도 올라갈 것 같다 ㅋㅋ
그러나 비싸다.
남편이 예전에 준 나의 용돈으로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내일 배송온다. ㅎㅎ 남편은 아직 모른다는 게 함정 ㅋㅋㅋㅋ
이것도 잘 샀다고 하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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