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2014. 4. 2. 16:09

내가 일하던 아가씨 시절..



일 안하고 아이 데리고 문화센터 다니면서 브런치카페에서 커피 한 잔씩 하는 아기 엄마들이


그렇게 팔자 좋아 보일 수가 없었다.


누군 새벽 7시에 아등바등 버스타고 출근해서 눈부시게 좋은 날씨에도 일터에서 바삐 달리는데!


그 여유로운 아줌마들은 내게 두 가지 키워드로 다가왔었다.




"문화센터" 와 "브런치 카페





그런데 어쩌다 보니 나는 그 팔자 좋아 보이던 입장이 되어 버렸다 


(친구들도 모두 놀랐다. 평생 파워 커리어 우먼으로 살 것 같았는데 어찌 된 거냐며. )






뭐 이유는 여러가지니 그건 넘어가기로 하고..





나는 따스한 봄날을 맞이하여 문화센터에 등록하기로 했다.




처음 가는 날이 다가올 수록 두근두근두근했는데..


정작 문화센터 출발 당일, 출발하려는 나의 발걸음을 멈춘 고민이 하나 있었다.






'아가를 안고 가는데 화장하고 가도 괜찮을까? 화장품이 아기 피부에 닿으면 안 좋을텐데'






어차피 수유 패턴을 생각해 봤을 때, 수업 중 배고프다고 할 위험은 없었으므로 


수유복은 입을 필요 없었지만 오랜만에 외출하는 건데 옷도 신경이 쓰였다.





평소라면 그냥 막 입고 선크림만 바른 맨얼굴로 나갔겠지만


사실 얼마 전 미혼인 시누이와 함께 찍은 사진에서 내가 너무 못생기게 나온 게 신경쓰였다 ㅋㅋㅋ


결국 내가 애 낳고 이렇게까지 심하게 못생겨졌을 리가 없다고, 안 꾸며서 그런 거라 정신승리. 






그런데 문화센터 가 봤더니 얼굴은 그렇다 치고...


왜 이렇게들 날씬한 건지?!!?!?!?







말도 안 돼... 으사 양반..




게다가 다 화장하고 왔네?!


그것도 화사한 아이섀도에 펄 마무리까지?!


나 왜 망설였던 거.. 화장 안 하고 왔으면 오징어 될 뻔했구만..










대충 다들 이런 분위기다.


(물론 아줌마들이 미란다 커 만큼 늘씬하고 이쁘지는 않다.  일반인이니깐. )






결혼하기 전엔 오늘 문화센터에서 본 아줌마들 스타일을 후줄근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후줄근하다고 생각했던 패션이 지금의 엄마들에겐 최선이라는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아기를 안고 있으면 너무 더우니까 조금이라도 가볍게 입게 되는데


아기가 안긴 자세로 발을 움직여 바지가 내려가니 상의는 가능하면 긴 걸 입게 되고


몸 추스리기 불편하니 편한 레깅스를 잘 입게 된다는 것





장식이 많은 옷이나 굴곡이 많은 상의는 아기 얼굴에 흠 생길까봐 옷장에 넣어두게 되고


단순하고 부드러운 소재의 옷을 입게 되는 것 같다.






난 오늘 청바지에 니트만 입었는데도 청바지가 자꾸 내려가서 힘들었다.




다음 주에는 나도 편하게 레깅스 입고 출동해 볼까 




Posted by 아루야